◈ 놀이터의 과실나무들
◆ 첫 수확하는 과일들
13년 전 내가 처음 이곳에 오던 해 눈에 띄었으나 외면받던 언덕의 돌 딸기. 지난해 밭으로 옮겨서 번식시켜 올해 부터 수확해 먹고있다.
앵두는 4년전 가지 3개를 잘라다 이자리에 꽂아 놓았는데. 그중 이녀석만 살아 남아 올해 처음 결실을 맺었다.
토종자두는 개화가 부실하여 결실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빨갛게 익었을 때서야 의외로 기대이상 많은 결실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피자두는 주먹 반만한 종자로 알고 심었는데. 결실을 보니 크기가 꿩알정도 밖에 안되는 종자다. 맛도 별로인 이롬은 내년엔 아웃이다. 매실역시 많은 개화에 기대했던 것에 비해 결실이 상당히 좋지가 않다. 올해는 효소용 매실을 구입하지 않아도 될려나 싶었는데..... -3년전모습- 복숭아는 3년전 부터 결실이 되는데 관리가 꽤 까다로운 것 같다. 첫해는 도선생이 털어가고. 지난해는 관리를 안했더니 나보다 벌레가 더먹고. 올해는 열매가 많이 맺혔으나 수정이 안되었는지 두차례 약을 살포했는데 과실이 자라지 않고 곯아 떨어져 3년 중 제일 형편이 없다. 4년가꾼 감나무와 호두나무는 아무래도 터가 좁을 것 같아 옆땅 조사장에게 입양을 시켰다. 50여년 전 두메산골 꼬마가 우리 집에도 이런 과일나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워 했었는데. 늦게나마 그때의 바램을 이룬것 같은 기분에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머금는다. 그시절 180여세대가 살았던 제법큰 우리동네에 앵두나무가 있는 두집이 있었는데. 그중 한집이 또래네 집이었다. 앵두가 익으면 주머니에 넣고 자랑하며 먹고 다니는데. 그것을 얻어 먹으려고 이리 꼬시고 저리 꼬시다가 안되면 점방에 가서 또뽑기해서 풍선껌이 뽑히면 나눠먹고 만화책이 뽑히면 빌려주는 조건으로 바꿔먹곤 했었다. 그리고 보릿대나 밀대끝을 알맞게 찢은 다음 그위에 앵두를 올려놓고 고개를 젖혀 하늘을보며 입에대고 불면 앵두가 떨어지지 않고 공중잽이를 하는 놀이를 즐겨하곤 했었던 동심의 추억이 있는 과일이다. 자두 낭구도 꼬마대장네 텃밭에 한그루가 있었는데. 신작로에서 숨바꼭질 할 때 꼬마대장네 집에 숨으러 가는 척하며 몰래 들어가 텃밭의 익지않은 자두를 살이해서 런닝구속에 숨기고. 들킬세라 냇갈로 도망쳐 친구와 히죽거리며 참기힘들 정도로 시금털털한 자두를 대충 베어먹고 퉤퉤 거리며 신작로 놀이터로 돌아갔던 재미있는 추억이 묻어있는 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