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6. 09:18ㆍ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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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이었다.
심평원 자료는 기대와 한참 달랐다. 큰 병원이, 유명한 병원이 환자를 잘 고칠 것이라는 통념은 깨졌다.
적어도 심평원의 사망비 자료가 보여주는 현실은 예측을 무시했다.
한 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대형 병원인 이른바 ‘빅5’의 사망비를 살펴봤다.
빅5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연건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을 가리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서울을 방문하는 지방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빅5를 찾았다.
전국 환자들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5개 병원의 막강한 흡입력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사망비만 보면 성적은 초라했다. 5개 병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학교연건병원 2곳만 사망비가 평균을 밑도는 양호한 성적을 냈다(표1 참고).
나머지 서울삼성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사망비는 전체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수치만 보면, ‘좋은’ 병원이 아닌 ‘평범한’ 병원이었다.
이 병원들 앞에는 ‘숨은 실력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 순천향대학교천안병원 등 지방 종합병원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1250억원 값을 못한 상급 종합병원
빅5와 밀접히 관련된 병원들도 명성에 못 미쳤다. 빅5 관련 병원 가운데 사망비 통계가 유의미하게 낮게 나온 곳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울산대학교병원뿐이었다.
그 밖에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릉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원주기독병원(연세대학교 부속 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7곳이 평균 수준에 속했다.
창원삼성병원, 성빈센트병원(가톨릭대학교 부속 병원)은 오히려 사망비가 높은 그룹에 속했다.
빅5 관련 병원을 모두 합하면 사망비가 낮게 나타난 상위권에 속한 곳이 4곳, 중위권이 10곳, 하위권이 2곳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이 된 66곳 가운데 16곳(24%)이 상위권에 속한 점을 고려하면, 빅5 관련 병원 가운데 사망비가 낮은 그룹에 속한 비율(25%)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한편 사망비가 높은 그룹에 빅5 병원이 속한 경우는 단 2곳(15%)으로, 전체 평균(32%)보다 낮았다.
종합하면, 빅5 병원의 사망비가 전체 평균에 비해 약간 낮지만 뚜렷한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른바 ‘3차’와 ‘2차’ 의료기관을 가리키는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사이에 사망비 차이도 미미했다.
먼저 상급 종합병원의 의미부터 잠깐 살펴보자.
보건복지부는 병원의 규모 및 중증질환 환자 비율 등을 고려해 종합병원 가운데 일부를 상급 종합병원으로 지정한다.
상급 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좀더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병원의 의료서비스에 대해 상급 종합병원은 일반 종합병원보다 4%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를 ‘요양급여비용 종별 가산금’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2010년 상급 종합병원은 약 1250억원을 환자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더 받았다.
‘수준 높은’ 의료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었다.
상급 종합병원들이 과연 ‘돈값’을 했을까.
사망비만을 놓고 보면,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사이에 수준 차이는 거의 없었다(표2 참고).
빅5 병원을 제외한 61개 병원의 사망비를 보면, 상급 종합병원 가운데 사망비가 평균 수준이거나 평균보다 낮은 병원의 비율은 65.8%였다.
이는 종합병원의 비율(65.2%)보다 불과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상급 종합병원들이 지난해 종별 가산금으로 추가적으로 벌어들인 액수는 병원당 30억원 정도였다.
병원에 따른 사망비 격차도 무척 컸다.
심평원 자료를 보면, 병원별 실제 사망자 수에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사망비를 나눈 중증도보정사망비가 가장 낮은 일부 병원들은 0.5를 약간 웃돈 반면에, 사망비가 가장 높은 병원들은 1.5를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따라 사망비가 3배 가까이 차이 났다.
거칠게 말하자면, 사망비가 높은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 3명이 사망비가 낮은 병원에 갔다면, 그 가운데 1명만 사망하고 2명은 살아남았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어느 병원에 가느냐에 따라 살아남을 확률은 극명하게, 충격적으로 갈렸다.
심평원이 환자 위한 자료 내야 심평원의 사정에 밝은 한 연구자는 익명을 전제로 “우리나라는 민간병상의 비율이 80%를 넘어서 민간병원의 역할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의료시장에 막대한 건보재정을 쏟아부으면서도, 정작 환자들이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전혀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직무유기를 해왔다.
따라서 이번 자료 공개를 통해 환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자료를 공개하고, 동시에 의료기관들이 서비스 질을 개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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