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나를 사가시오!
2014. 6. 22. 18:47ㆍ좋은글
출처//향기롭게ㅣ글//최정숙
누가 나를 사가시오 / 최정숙
알멩이는
이미
지난날에
누가 다 벗겨먹고
빈 껍데기만 남았는데...
눈크게 뜨고 찾아보면
혹시
어느 구석에
진주 보담은 못해도
작은 빛 을 내는 염주알 만한
세월은 남아 있을지 누가 아오?
누가 나를 사가시오.
오일장날
시장 바닥에 펼쳐놓은
박물장수 물건 만큼이나 하겠소?
하지만
세월 살아온 이야기는 남아 있을것도 같소.
누가 나를 사가시오.
파도에 씻겨
조약돌 처럼
맨들거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남아 있을 세상
이야기 해줄 힘은 남아 있는것 같소.
누가 나를 사가시오.
낡아 닳아진
헌 삼베옷처럼
허우적 거리는
얄굿은 인연의
진솔함은 아직 남아 있는것 같소.
그래도
정녕
누가 사간다고 하면
다시 돌아 봐야 하겠소
부뚜막에 벗어둔
내 신발 그대로 있는가를
보고 와야겠소.
날 꼭 사갈 마음이 있다면
내가 다시
돌아 올때까지
기다려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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