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최윤경 교수 연구팀, 성장인자 발현 증가 사실 규명…뇌 질환 치료제 활용 가능성 발견
▲ 건국대 최윤경 교수
[아이팜뉴스] 국내 연구진이 뇌졸중을 치료하는데 일산화탄소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최윤경 교수(융합생명공학·사진) 연구팀은 최근 뇌졸중 치료에 일산화탄소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단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내부가 막히거나 혈관이 터짐으로써 그 부분의 뇌가 손상돼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일컫는 뇌혈관질환이다.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뇌 조직은 급속하게 괴사돼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특히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 수는 53만여명으로 이 중 80%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환자로 알려져 있다. 뇌경색은 완치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온다.
최윤경 교수는 뇌혈관 주변에서 작용하는 성상교세포의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성상교세포에 낮은 농도의 일산화탄소를 처리하자 혈관신생 및 신경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찾아냈으며, 이와 관련한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일산화탄소 약 250ppm을 1시간에 걸쳐 낮은 농도로 처리할 수 있도록 분비 물질을 주입하자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의 발현이 기존보다 3배 정도 늘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일산화탄소의 중독으로 인한 사고가 많아 일산화탄소의 독성에 관한 연구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낮은 농도의 일산화탄소는 고농도 일산화탄소와는 달리 혈압을 낮추거나 염증을 억제하는 등의 치료적 효과가 있음이 보고돼왔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 뇌 질환 중 뇌졸중에서 일산화탄소의 치료적 기전을 연구했다. 면역조직화학과 전기영동법 검사를 통해 낮 은 농도의 일산화탄소는 성상교세포의 칼슘 채널을 활성화해 세포 내로의 칼슘 농도를 증가시키며, 이는 SIRT1 단백질을 통한 PGC-1alpha 단백질의 활성화와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라는 성장인자의 증가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2016년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지에 외상성 뇌 손상 모델에서 낮은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신경재생을 통해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연구한 논문을 게재한 바 있으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노령화 사회에서 퇴행성 뇌 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뇌줄중에서의 일산화탄소의 역할을 규명한 점에 그 의의가 있으며, 앞으로의 추가 연구를 통해 뇌졸중 치료제로서의 일산화탄소의 기능을 연구한다면 다가오는 노령화 사회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윤경 교수는 “낮은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뇌 질환 모델에서 중요한 치료적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농도 조절이 가능한 일산화탄소 분비물질을 뇌졸중을 비롯해 뇌 질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강원대 김영명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안티 옥시던트 & 리독스 시그널링(Antioxidant & Redox Signaling)’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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