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7. 09:22ㆍ 신 바이오. 의학
독일 연구팀 "메틸글리옥살 증가하면 고혈당 등 당뇨 증상 발현"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당이 원인 아닌 결과일 가능성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당뇨병과 그 합병증의 원인 및 결과에 관한 기존 이론을 뒤바꿀지도 모르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과로 생각했던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암연구센터(DKFZ)는 기존에 당뇨병의 여러 증상과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생각해온 고혈당이 오히려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간 의료계는 이를 혈당치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여겼다. 메틸글리옥살(MG)이 단백질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교과서적 지식에 따라 당뇨로 인한 전형적 손상 중 하나로 여겼다. 그러나 DKFZ 연구팀은 최근 연구결과들을 보며 이런 일련의 순서에 의문을 품었다. 기본적으로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생산이 부족 또는 생산되지 않거나(1형 소아 당뇨)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2형 성인당뇨)과 이에 따른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돼왔다. 비유하자면 '피가 설탕으로 끈적끈적해져' 순환이 원활치 않고 혈관에 찌꺼기가 쌓이게 해 고혈당 상태가 오래되면 눈이나 발 등 말초부위에서부터 이상이 나타나고 신장과 심장 등 여러 부위에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치료도 운동 및 식사조절과 함께 약으로 인슐린 생산을 돕고 저항성을 낮추어 혈당치를 떨어뜨림으로써 합병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일정 수준까지만 유효하다고 DKFZ 공동연구팀을 이끈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 아우렐리오 텔레만 교수는 밝혔다. 텔레만 교수에 따르면, 근래에 나온 대규모 임상연구들에선 약으로 혈당을 기준치(당화혈색소 6.5%) 이하로 낮춰도 많은 경우 신경이나 신장 등 여러 부위에 전형적 당뇨성 손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형 당뇨병이 사실상 인슐린이나 포도당과는 별개 또는 적어도 동시에 미치는 다른 원인 때문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2형 당뇨 환자들에게 MG 농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MG는 체내 포도당 대사산물이자 살균 효과가 있는 물질로 마누카 벌꿀에 일반 벌꿀보다 수십~100배 이상 많다. 그동안 의학자들은 당뇨 환자의 MG가 높은 것은 혈당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만 생각했다. MG가 단백질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교과서적 지식에 따라 당뇨로 인한 전형적인 손상 중 하나로만 여겼다. 연구팀이 기존의 이론에 의문을 품고 쥐에게 MG를 섞은 먹이를 주자 인슐린 저항성, 고혈당, 지방의 축적과 비만 등 당뇨의 전형적 증상들이 나타났다. 이어 고농도로 MG를 장기간 투입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초파리를 유전자 조작해 MG를 분해하는 효소의 기능을 멈추게 했다. 그러자 체내에 MG가 쌓이고 당뇨의 전형적 증상들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초파리는 인간과 DNA 일치율은 60%, 질병 관련 유전자는 75%가 같은 데다 한 세대가 바뀌기까지 2주도 채 안 걸려 포유류나 인체 임상시험에 앞선 의학 연구 때 매우 많이 활용된다. DKFZ 연구팀은 초파리 대상 실험에서 체내 MG 농도만 높이면 인슐린 저항성을 비롯해 전형적인 당뇨병 관련 증상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MG가 2형 당뇨의 결과라기보다는 원인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앞으로 쥐 등 포유류 대상 동물실험 등을 더 해볼 필요는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당뇨 이론의 수정과 MG를 겨냥한 당뇨약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엇이 MG 농도를 높이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비만자들에게서도 MD 농도가 높은데 그 이유를 밝히는 것도 추가 연구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포대사'(Cell Metabolism)에 실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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