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7. 01:34ㆍ시사
경찰 6일 시한 ‘최후통첩’…노조 출입문 용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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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경찰청장 “나오면 최대한 선처…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노조 지부장 “어제밤만 해도 대화하자 해놓고…진실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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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경찰은 토끼몰이를 했다. 한바탕 폭풍처럼 죄어놓고 쉬고 또 바짝 몰아놓고 휴전이다. 5일도 새벽부터 경찰은 ‘컨테이너 특공대’와 ‘헬기 병력’으로 휘몰아쳐 쌍용차 노조원들을 도장2공장 한곳으로 포위해놓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다목적발사기라는 새 진압무기도 선보였다. 다목적발사기는 경찰 특공대가 다중폭동진압용으로 사용하는 장비로 경찰은 이날 탄환으로 ‘압축스펀지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결사적인 저항으로 힘을 거의 다 소진한 듯 여기저기 바닥에 대충 널부러져 있거나 돌보는 이 없이 혼자서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더욱 격렬해진 진압작전 탓인지 부상자가 80명이 넘었다. 경찰이 조립공장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7m 높이 옥상에서 노조원 2명이 떨어져 1명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쳤고 1명은 허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 오늘도 어제처럼 대부분 새총에서 날아온 볼트 등에 맞아 타박상이나 골절상을 입었다. 경찰에 맞은 사람도 속출했다. 새로이 등장한 경찰의 다목적발사기 탄환에 맞은 한 노조원은 “등에서 펑 소리가 나더라. 뭔지도 모르고 마구 달아나 나중에 보니까 시퍼렇게 멍이 들었더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옥상에서 사람이 떨어질 때의 목격담이나 경찰의 공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일단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남아있는 노조원 수를 파악하고 현장을 정리하는 등 장기농성 채비를 하고 있다. 또 마지막 농성 거점인 도장2공장의 출입문들을 용접해놓고 경찰의 전격진압에도 대비했다. 도장2공장으로 피신해 있는 노조원들은 모두 500여명으로 추산되며 이탈자들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도장2공장은 모두 4층인데 곳곳이 미로 같고 어두워서 걷기도 힘들 정도다. 회사 경비직원들은 여전히 도장1공장 옥상에서 계속 새총 쏘고 있어 수시로 볼트나 너트 등이 날아들고 있다. 오후 4시께 한상균 지부장이 도장2공장 옥상에서 노조원들을 모아놓고 간단한 보고대회 겸 결의를 다지는 행사를 했다. 한 지부장은 “어제 밤만 해도 사장이 대화하고 해놓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진압을 하다니 진실성이 의심스럽다”며 “이렇게 투쟁을 멈출 수는 없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 끝까지 함께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원들은 “투쟁”을 외치면서 함께 결의를 다졌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2시 기자실 간담회를 열어 “6일까지 나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오 청장은 이어 “최대한 많은 인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최후통첩’인 셈이다. 조 청장은 다목적발사기 사용에 대해 “시위세력을 무력화시킬 필요성 있다면 사용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경찰의 ‘최후통첩’에 대해 한상균 지부장은 “간부들과 대책 논의해보겠다”고 말했고 한일동 사무국장은 “동요하는 노조원들 많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노조원들을 설득은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 노조원은 “여기까지 70일 넘게 왔는데 그런 일로 왜 나가나. 이대로 나갈 거면 시작도 안했다”고 결의를 다진 반면 다른 노조원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대화할 가능성만 남아 있다면 좋을텐데”라며 약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현장2보] 헬기로 병력 투입, 농성 거점 외 모든 건물 장악 경찰 새벽부터 ‘컨테이너 특공대’ 등으로 속전속결 진압
5일 새벽 5시 50분부터 시작된 경찰의 쌍용차 농성 노조원 최종진압 작전이 숨가쁘고 전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컨테이너 특공대’를 투입해 오전 8시께 핵심 농성장인 도장2공장의 길목인 조립3,4공장 옥상을 점령한 데 이어 곧바로 도장1공장 옥상에 헬기를 띄워 밧줄을 통해 병력을 속속 투입해 순식간에 도장1공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노조원들은 화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지만 계속 밀려 조립3,4 공장과 차체공장을 포기하고 도장 2공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경찰을 따라 회사쪽 경비용역들도 합류해 밀려나고 있는 노조원들을 향해 새총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하고 있다. 곳곳에는 ‘펑,탁,퍽’ 등의 소리와 함께 경비용역들이 쏘아대는 발사물이 공장 벽 이곳 저곳에 꽂히고 있다. 건물 바깥을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노조원들은 용역 직원들이 건물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지 못하도록 도장1공장 정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세웠다. 노조원 2명이 경찰의 무차별 진압으로 옥상에서 추락하는 등 부상이 속출하자 노조원들은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나”며 “살인 진압”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한 노조원은 굳은 얼굴로 “용산참사 때 보았던 일을 오늘 여기서 똑같이 보게 됐다”며 “지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조립공장 옥상에서 추락해 큰 부상을 입은 노조원은 병원에 실려갔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원들이 마지막 궁지로 몰리며 어수선해지자 한상균 지부장은 잇달아 무전기를 통해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대응하자”는 등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노조원들이 도장2공장으로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도장2공장의 경찰 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내용이 알려지자 노조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노조원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파업이 평화적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노조원들이 모여 있는 도장2공장과 복지동 진입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청장은 “당분간 도장2공장 안으로 들어가기는 사실상 상당히 어렵고 그전에 노사간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원들은 모든 시위용품과 음식물 등을 도장2공장으로 옮기며 이곳을 거점으로 장기 옥쇄농성을 할 채비를 하고 있다. 허기진 노조원들은 각자 가져온 음식 등을 꺼내 배를 채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조원 11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연행된 노조원 중 일부는 진압과정에서 경찰에 맞아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현장1보] ‘컨테이너 특공대’, 농성장 길목 옥상 덮쳐 장악 경찰 쌍용차 최종진압 임박…노조원 1명 추락 머리 다쳐
경찰이 쌍용차 조립 3,4 공장 옥상에 진입에 성공했다. 경찰은 오늘 오전 8시 5분께 경찰특공대를 태운 컨테이너 3개동을 조립 3,4 공장 옥상에 내려놓고 진압작전을 본격 개시했다. 조립3,4 공장은 노조원들이 점유하고 있는 도장 1,2 공장을 지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이어서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도 임박한 상태다. 노조원들은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만 경찰의 진입작전이 거세 역부족이었다. 경찰 병력은 옥상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달려 들어 눈에 보이는 노조원들을 땅에 넘어뜨린 뒤 방패로 머리,허리 등을 가격하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조립 3,4 공장 옥상에 있던 노조원 100 여명은 모두 도장공장 쪽으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조립공장 7m 높이 옥상에서 노조원 2명이 떨어져 1명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쳤고 1명은 허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 조립 3,4공장 옥상위에 있던 노조원들은 현재 도장공장 앞 마당에 대부분 모여 있다. 투입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힌 5명 이상의 노조원이 연행됐다.
경찰은 5일 오전 5시 50분부터 노조가 점유한 도장 2공장 건너편 사이에 대형 크레인 3대를 설치했고 경찰병력 10여개 중대를 배치했다. 노조사무실이 위치한 복지동과 연결된 차체공장 옥상에는 경찰 병력 3개 중대를 배치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차체공장 옥상에는 특공대를 포함한 경찰 병력이 그물망을 앞세워 조금씩 복지동 옥상으로 접근하고 있다. 경찰은 사다리 10여개를 갖고 동시에 달려들어와 복지동 옥상에 대려고 시도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이에 저항하고 있다. 경찰 병력과 노조원들 사이 거리는 불과 10여미터도 되지 않는다. 경찰은 복지동 쪽도 곧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어제까지만 해도 간접적 지원에 그쳤던 사쪽 경비직원과 경찰의 합동작전은 이날 눈에 띄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찰 병력과 불과 10 여미터 뒤에서 경비직원들은 기자들과 노조원들을 가리지 않고 새총을 무차별 난사하며 경찰의 작전을 돕고 있다. 일부 노조원들은 새총 발사물에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오늘 도장2공장 주변 건물에 모두 경찰 병력을 진입시키고 도장2공장에도 진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2시 경기경찰청에서 이번 진압작전과 관련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사진 <노동과 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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