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계약서 작성요령

2011. 9. 15. 10:37부동산

 토지 계약서 작성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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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지구 인근에서 임야 3505여평(등기부상 면적)을 70억1000만원에 매입한 B씨.

땅을 살 때 매매계약서를 잘못 써서 4000여만원을 손해 볼 처지가 됐다. 지난해 말 이 땅을 되팔기 위해 실제로 면적을 측량해보니 당초 계약서상에 표기된 것보다 21평이나 모자랐던 것.

이 경우 B씨는 땅 판 사람으로부터 부족한 21평에 대한 땅값을 돌려 받을 수 없다. 땅을 살 때 ‘수량매매’ 방식이 아닌 ‘필지매매’ 방식으로 계약서를 썼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필지매매의 경우 서류상 면적과 실제 땅 면적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매도인을 상대로 그 차액을 돌려 받을 수 없다. (대법원1993.6.25선고 92다56674판결).

땅 계약서는 평당 금액도 적어넣어야

땅 매매 계약서 작성 방식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필지 매매’와 ‘수량매매’ 방식 등이 그것이다. 필지 매매는 계약서에 전체 땅 면적과 매매대금만을 적어넣은 방식으로 가장 널리 쓰인다. 반면 수량매매는 전체 땅 면적, 매매대금과 함께 평당 금액도 적어 넣는다.

수량매매는 평당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매매인데 비해, 필지매매는 매매대상인 땅 전체를 하나의 필지로 보고 체결하는 계약서 작성 방식으로 보면 된다.

현행 법률상으로는 두 방식 모두 정식 계약행위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서류상 면적과 실제 면적이 차이가 날 때는 문제가 된다.

이 경우 법원은 수량매매 방식으로 체결한 땅 계약에 한해 매도인을 상대로 ‘감액청구(실제보다 부족한 땅 면적만큼 차액을 돌려 달라는 요구)’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드시 땅 계약서를 작성할 때 특약사항으로 평당 금액을 명기해 수량을 표시해야 한다. 아니면 계약서에 ‘매매대금의 지급은 실측면적기준’이라는 약정사항을 적어넣은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계약서 단서조항 적극 활용해야

아울러 땅 계약서를 작성할 때 단서조항을 잘만 활용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금전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단서 조항이란 정식 계약조건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매도ㆍ매수가 서로 합의하에 내걸 수 있는 매매 조건을 말한다.

불가피하게 소유권 이전이 늦어져 발생하는 손해배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처럼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단서조항으로 명시하는 게 좋다. 만약 매입하려는 땅에 근저당이나 가압류 등이 설정돼 있다면 잔금지급 전에 이를 해결한다는 내용의 단서조항을 붙인다.

근저당이 설정된 땅을 매입할 때는 매수인승계협약서(땅에 설정된 빚을 떠안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대출은행에 제출하고 채무자 변경 절차를 밟으면 된다. 가압류가 돼 있는 땅은 채무자로 하여금 법원에 ‘가압류해방공탁금’을 공탁하게 해 가압류를 풀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한다. 가처분된 땅은 공탁제도도 없으므로 가급적 매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사려는 땅에 소유권 제한에 관한 사항이 설정이 돼 있다면 반드시 땅주인과 책임소재를 분명한 뒤 이를 단서로 붙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요령이다.

그리고 막상 계약서를 쓸 때에는 다시 ‘소유권 이전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다른 권리가 설정될 경우 자동적으로 계약은 파기되고, 그동안 낸 금액은 모두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을 단서로 넣는다.

마지막으로 잔금 지급 직전에 다시 한번 해당 관청을 찾아가 계약 이후에 근저당 등이 설정돼 있는지도 확인해 본다. 계약서 작성 당시에는 깨끗했던 등기부가 잔금을 치르기 전에 다시 확인해 보았더니 근저당으로 얼룩져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간혹 이를 막기 위해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가등기를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구두 약속은 금물, 계약서 명기해야

매입하려는 땅에 주택, 창고, 무허가건물 등과 같은 지상물이 있을 때도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한다. 일반적으로 이주비, 철거비용 부담 등은 매도자가 잔금 지급 전까지 모두 해결한다는 단서조항을 계약서에 명기한다. 또한 진입로에 문제가 있을 때 이에 대한 책임을 매도자로 한다는 내용의 단서조항을 붙인다.

이때 매도인이 잔금지급전까지 진입로 예정지를 매입한다거나 소유자로부터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준다는 내용을 단서로 붙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중개수수료 이외의 거래비용에 대한 부담책임도 분명히 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마을이장이 요구하는 마을발전기금이나 기타 비용 등은 원칙적으로 매도자 부담이다. 

덩치가 큰 토지는 수도권지역의 경우 시골(도시계획구역 밖) 땅이라도 간혹 ‘알박기’를 해둔 땅이 있는데 이 경우도 해결에 대한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한다. 이 경우 구두약속은 절대금물이다.

마지막으로 잔금을 지급할 때 종합토지세 등의 세금을 매도자와 정산한다. 원칙적으로 매수자는 소유권 등기이전 이후의 세금만 내면 된다. 잔금을 지불하고 동시에 매도자로부터 등기이전에 필요한 인감증명서(매도용), 주민등록등본, 등기권리증 등을 건네받음으로써 계약절차를 종료한다.

등본상 등기자와 계약서 써야

계약서 작성은 반드시 토지등기부등본상의 등기 명의자와 직접 하는 것이 원칙이다.

불가피하게 대리인과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우에는 등기부상의 실소유자 명의의 위임장에 인감증명을 첨부해야 계약이 유효해진다. 부부나 자식이라도 대리권은 원칙적으로 없다.

계약 전에는 관련 서류를 철저하게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계약 당일 본인이 직접 해당 관청에서 토지등기부등본 등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 보는 것이 좋다. 기간이 지난 등기부등본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토지 매매는 워낙 고가의 거래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사소하게 지나쳤던 문제가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돼 막대한 금전적 손실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계약서만 잘 쓴다면 이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땅 매입전 필수 체크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