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0. 22:55ㆍ건강정보
[한겨레21]-그들의 절교선언-화장품 끊기
한겨레21 입력 2014.09.10 15:40 수정 2014.09.10 15:50
올해로 내 나이 서른넷. 그러나 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스킨과 로션조차 바르지 않는다. 대학생 때는 예쁘게 보이고 싶고, 기미나 주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싶어서 매일 화장을 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늘 민낯으로 다닌다. 변화는 책 한 권과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는 화장품들이 실제로는 피부에 화학물질을 축적시키고 피부막의 자생력을 잃게 만들어 피부 노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논지의 책이었다. 그동안 피부를 위해 꽤 많은 돈을 화장품에 들여왔는데 그 화장품이 오히려 내 피부를 망치고 있다니 충격이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 시작하면서 성인여드름으로 고생했던 과거의 경험도 떠올랐다.
화장품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던 그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약 5년간 나는 화장품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처음 얼마간은 걱정이 많았다. 세수하고 나서 스킨·로션을 바르지 않으니 얼굴이 당겼다. 그럴 때면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생길 것 같은 두려움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 피부의 자생력을 믿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화장품을 바르지 않으니 세안할 때 굳이 세안제나 비누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물로만 세안한 결과 얼굴이 전혀 당기지 않게 되었다. 화장품으로 인해 손상돼 제 기능을 못하던 피부 보호막이 회복되기 시작한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 생기를 잃어간다고 생각했던 피부가 다시 탄력을 찾았고, 걱정했던 주름도 거의 생기지 않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기미가 거의 생기지 않았다. 요즘은 오히려 또래 친구들보다 피부가 더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렇게 화장품을 끊고 나니 좋은 점이 참 많다. 화장품을 사지 않으니 경제적 여유가 생겼고, 화장하는 시간이 사라지니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어떤 화장품이 좋더라는 소문에 흔들릴 필요도 없고,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이 뭘까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 삶이 한결 단순해졌다. 더 좋은, 더 많은 화장품을 바르라고 권하는 사회에서 단호히 "노!"를 외치며, 내 피부의 자생력을 믿어보는 것은 어떨까? 화장품에 피부 건강을 맡기기보다 피부 스스로 건강을 되찾는 걸 도와줄 때, 더 건강한 피부를 갖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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