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연설문 수정, 1조4천억 예산 빼내는 데 이용

2016. 12. 24. 13:28시사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펴낸 정창수 소장의 충격적인 발견

 

 - 최순실이 고친 연설문, VIP 발언 통해 결국 예산서에 반영돼
- 연설문 수정이 취미? 몰라서 하는 소리
- 예산을 타낼 목적으로 연설문부터 주도면밀하게 기획
- 여성가족부 예산안에는 2번, 문체부 예산안에는 87번 등장한 'VIP'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2월 23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창수 소장 (나라살림연구소)

 

◇ 정관용> 1조 4000억 원. 최순실 일당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을 통해서 가져가려고 했던 국가예산의 총액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국가예산 감시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나라살림연구소의 정창수 소장 등이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이라고 하는 제목의

책을 아주 발 빠르게 펴냈네요. 정창수 소장을 전화로 연결합니다. 정 소장 나와 계시죠?

◆ 정창수>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1조 4000억 원이라는 게 어떤 근거입니까?

◆ 정창수> 저희가 사실 예전부터 모니터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최순실 씨랑 관련된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사업들을 중심으로

    해서 작년, 올해, 내년 예산을 다 합쳤을 때가 일단 1조 4000억 원이 파악이 됐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렇게 액수를 잡아봤습니다

.

◇ 정관용> 작년, 올해, 내년까지 3년 치를 합한 거예요, 그게?

◆ 정창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떤 항목들입니까? 대체로.

◆ 정창수> 대체적으로 문화에 있는 문화예산 쪽하고 체육예산이고요. 그다음에 일부 미래창조부 쪽의 융복합 예산, 이런 것들

    이 주를 이루고 있고요. ODA 관련돼서 ODA 예산이 일부 있습니다.

 

◇ 정관용> ODA가 뭡니까?

◆ 정창수> 대외원조예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인데요. 예를 들어서 해외에 보내는 새마을 운동이라든가 그런 지원을

    할 때 그런 것에 굉장히 촘촘히 많이 연결이 되어 있어서 그 부분을 합친 겁니다.

 

◇ 정관용> 그게 그러니까 문화 체육, 융복합, 이런 등등의 예산을 그냥 단순 합계한 거예요? 아니면 그중에서 최순실과 그 일당,

    관련자들이 직접적으로 관여해서 빼내간, 내지는 빼내가려 했던 것만 합한 겁니까?

◆ 정창수> 빼내간, 그리고 또 빼내가려고 했던 거고요. 저희가 그냥 그 사업 전체를 뭉뚱그려서 한 게 아니고 ‘발라낸다’고 하는

    데 세부 사업만 골라내서 한 거기 때문에 사실 전체 사업규모는 훨씬 더 크죠. 그런데 직접 그들이 손 댄 것만 한 거니까. 그리고

    이미 작년과 올해 거는 이미 받아간 거고 내년도는 6500억이 원래 편성되어 있었거든요. 이번에 국회에서 1300억 원을 깎았는데

    그래봐야 아직도 5200억이 있는 거죠. 그거는...

 

◇ 정관용> 그거는 내년 예산인 거고요.

◆ 정창수> 네, 내년 예산.

 

◇ 정관용> 작년하고 올해만 합하면 대략 잡아서 한 8000억 이상은 이미 받아간 거네요?


◆ 정창수> 네. 받아간 거고요. 이건 언론에 보도됐거나 아니면 수사기관에서 이미 얘기가 된 것인데, 앞으로 특검이 진행되고 그리고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경우에는 굉장히 액수가 커질 거고요. 국방예산 이런 거는 더할 나위가 없겠죠.

 

◇ 정관용> 그런데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입증된 거는 없는 거죠?

◆ 정창수> 네, 입증된 것만.

 

◇ 정관용> 지금 정창수 소장이 쭉 추산해놓은 이 액수들은 구체적으로 최순실 내지는 차은택, 이런 사람들이 관여한 예산만 딱 합산한 거

    라 이거죠?

◆ 정창수> 네, 그렇죠. 최소로 잡은 거죠.

 

◇ 정관용> 어마어마하네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사업비를 타가서 전부 챙기지는 않았을 테니까 사업에 실제 쓰인 것도 있고 그렇겠죠?

◆ 정창수> 네, 그렇죠. 쓰인 게 있는데 그 담당자가 미르재단이라든가 K스포츠재단 그들이 운영하는 곳에서 쓰인 거죠

.

◇ 정관용> 특정인물의 일당들이 2년에 걸쳐서 8000억 이상을 받아갔다는 전례가 있나요?

◆ 정창수> 그러니까 제가 예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럴 때와 굉장히 다른데요. 예전에는 국민들이 동의 안 해서 그렇지 본인들이 어

    떤 사업을 벌인 거잖아요?

 

◇ 정관용> 4대강, 이런 거 말이죠.

◆ 정창수> 네, 4대강 같은. 그런데 이 경우에는 기존에 있는 사업들을 내용을 바꿔서 그들이 그걸 갖게 하는 시스템으로 많이 가고 그리고

    법과 그리고 각종 주식들을 바꿔서 하는 굉장히 촘촘하게 치밀한 기획이 좀 돋보이는 그런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이 책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니까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써주고 고쳐주고 한 것이 예산하고 연결된다라고 쓰여 있던데 그게

    어떻게 연결되는 겁니까?

◆ 정창수> 그러니까 고영태 씨가 그랬지 않습니까? 고영태 씨가 ‘최순실이 연설문 써주는 게 취미활동’이라고 하잖아요. 그거는 굉장히 잘

    몰라서 하는 소리고 이번에 저희가 놀란 건 뭐냐 하면, 저희는 이미 5월 달부터 이걸 추적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저희가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잘 몰랐던 거고. 저희는 지금 4, 5년째 예산서를 DB화 시켜놓고 있는데 이상하게 VIP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융복합이란 말이

    많이 등장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VIP가 관료들이 약간 은어처럼 쓰는 말이거든요.

 

◇ 정관용> 대통령을. 그렇죠.

◆ 정창수> 그런데 그게 예산서에 버젓이 들어와 있고 국회에 제출한 예산서에도 이게 있는 거예요. 그래서 세어보니까 546번이나 있어요.

    너무 많은 거죠. 그런데 그게 주로 문화부하고 미래창조부에 집중되어 있었던 거고요. 그리고 박 대통령이 여성 아닙니까? 그런데 여성

    부에는 딱 두 번 얘기가 나오고 통일부엔 3번 얘기가 나와요. 그런데 문화부 이런 데는 85번, 90번 이렇게 나와요. 그러니까 그게 왜일까?

    봤는데 그게 그대로 박스 쳐서 예산서에서 대통령 말씀으로 해서 예산이 편성되고 재정부는 그걸 또 예산을 대부분 깎는데 재정부는 오

    히려 그걸 늘려주고. 이런 패턴이 보이는 거예요. 그러나 저희가 수집을 해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아, 이게 최순

    실 예산이었구나. 이걸 알게 되면서 저희가 사실은 그래서 빨리 책을 낼 수 있었던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분석하신 자료는 각 정부부처 특히 문화부나 미래창조과학부가 기획재정부 측에 우리 예산 이만큼 필요합니다라고 요

    청하는 그 서류들을 다 입수해서 분석하신 거군요?

◆ 정창수> 그렇죠. 한 10만 페이지 정도 되는데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요청하는 서류에 매 건 건마다 이거는 VIP 관심사, 이런 식으로 써 있다 이거죠?

◆ 정창수> 관심사항뿐만 아니라 무슨 무슨 회의에서 무슨 얘기를 했고 그래서 무슨 사업을 편성했다. 이게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 정관용> 대통령이 어느 회의에서 어떤 얘기를 했다. 어디서 어떤 연설을 했다. 그래서 거기에 따른 예산이다. 이런 식으로?

◆ 정창수> 보통은 대통령이 추상적으로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콕 집어서 얘기를 해요. 그래서 사업 편성하기도 좋게. 그리고 예전에

    채널A 에서 한 번 최순실이 예산 문건 썼다는 그런 걸 보도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대로 반영이 됐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정 소장 분석에 의하면 최순실이 대통령의 말씀자료 내지는 연설문들을 작성하거나 고쳐서 특정 사업들을 언급하

    도록 만들고 그렇죠? 그러면 그 언급 연설이나 말씀 자료에 근거해서 각 부처는 예산신청을 하고 거기에 VIP라고 하는 게 딱 명기가

    되고. 그럼 기획재정부는 삭감 없이 그 예산을 다 편성을 하고?

◆ 정창수> 오히려 늘려주기도 하고.

 

◇ 정관용> 늘려주기도 하고?

◆ 정창수> 네. 한 20, 30%는 훨씬 더 많이 늘려주기도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늘려주는 적이 있습니까?

◆ 정창수> 거의 없죠. 무조건 깎고 아니면 살림을 잘 챙겨야 되기 때문에 심하게 깎을 경우에는 거의 대폭 반씩 깎기도 하고 그렇게 하거

    든요. 그런데 VIP라는 말이 들어있는 순간에는 그들은 약해지는 거죠.

 

◇ 정관용> 그럼 사실상 예산을 타낼 목적으로 연설문부터 주도면밀하게 기획했다, 이거군요?

◆ 정창수> 그렇죠. 그리고 물론 증거는 없고 추측이지만 여러 가지 연설문 써줬고 VIP가 그 말을 했고 예산이 편성되고 그 예산이 다시 그

    재단으로 들어가는 이런 구조가 됐기 때문에 충분히 저는 결론을 그렇게 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게 집행된 예산이 어느 정도 실제 사업에 쓰이고 어느 정도는 착복이 되고, 이것까지는 추적이 안 되는 거죠?

◆ 정창수> 그거는 수사 대상이고요. 일단 그 재단과 관련한 회사들에 간 것까지는 확인이 되는 거죠, 올해예산까지는.

 

◇ 정관용> 이거 막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막을 수 있습니까? 이거.

◆ 정창수> 저도 안타까운 게 이거를 깎아달라고 저희도 국회에 많이 예결위원회 위원들한테도 자료를 보내고 했는데요. 이미 행정부에서는

    이미 자기들 사업이 되어 버린 거예요. 그걸 누가 가져가는지 중요하지 않은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저항이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1300억

    밖에 못 깎았던 거죠.

 

◇ 정관용> 내년도 예산에서도?

◆ 정창수> 네. 그래서 최순실이 떠나가도 예산은 그대로 남아서 또 다른 사람들이 그걸 또 차지하겠죠. 그래서 이게 참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물론 이 전체 1조 4000억에 달하는 그 모든 사업이 국가에 아무 의미 없는 나쁜 사업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죠.

◆ 정창수> 그렇죠.

 

◇ 정관용> 필요한 일일 수도 있는데 특정 개인이 일부러 그런 사업들을 기존에 있던 사업을 용도를 바꾸고 해서 자기가 챙겨가고, 이런

    식으로 조작해 들어갈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 정창수> 그리고 사실 기회비용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세상에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업은 없죠. 그런데 이왕이면 좀 더 의미 있고 필요

    한 곳에 쓰이는 게 나은데 이들이 기획을 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보면 ‘예산을 챙기는’ 그런 것입니다.

 

◇ 정관용> 이 책을 만드시면서 분석한 모든 자료를 특검 측에 넘기기지 그러세요.

◆ 정창수> 일단 책은 특검하고 국조위에 보냈고요. 각각의 분들한테. 그리고 그쪽에서 요청이 오면 저희 예산서 DB나 이런 관련한 것들을

    보내드릴 생각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창수> 네.

 

◇ 정관용>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이었습니다.

 

[CBS 시사자키 제작팀 입력 2016.12.24 09:03] woo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