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이레농원의 박원택씨(앞)가 친환경 오디(뽕나무 열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박씨는 2만㎡(약 6700평) 밭에서 뽕나무를 재배해 연 4억~5억원 매출을 올린다.
박씨는 60세가 넘어 귀농한 늦깎이 농부다. 원래는 부안에서 소형 토목업체를 운영했다. 사업을 접은 건 5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뒤였다. “언젠가는 농사를 짓겠다”며 20여 년 전 땅을 매입해둔 부안에 들어왔다.
뽕을 선택한 이유는 ‘소득이 쏠쏠하다’는 점을 알고 있어서다. 부안군은 1990년대 중반부터 뽕 재배를 장려하며 벌이가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안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뽕은 오디 열매만으로 1000㎡(300평) 기준 400만~45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쌀(70만~80만원)의 5~6배에 이른다.
박씨는 “기왕이면 남다르게 하자”며 비닐하우스 친환경 재배를 택했다. 뽕 재배농 육성에 힘을 쏟는 부안군은 비닐하우스 시설 설치비의 70%와 묘목 구입비의 절반을 무상 지원했다.
그렇다고 뽕 재배가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일단 6월 특정 시기에 오디 수확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이때는 모내기와 양파·매실 수확 등이 겹치는 최대 농번기라 일손을 구하기 힘들다. 또 박씨는 하우스 재배라 날씨 영향을 덜 받지만, 일반 농가는 열매가 익어 가는 3~5월에 날씨 걱정을 해야 한다. 집중호우나 느닷없는 눈, 돌풍 등으로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
부안군에는 박씨를 비롯해 1000여 농가가 395만㎡(약 200만 평)에서 뽕나무를 재배한다. 면적으론 전국 1위다. ‘참뽕브랜드’를 붙인 부안군의 뽕산업 매출은 지난해 814억원, 올해는 1000억원을 바라본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뽕산업으로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를 5000가구 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