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2. 10:53ㆍ좋은글
명기들의 애절한 사랑
양양기생
사랑을 나눈 시냇가에서 님을 보내고
외로이 잔을 들고 하소연 할때
피고 지는 저 꽃 내뜻 모르니
오지 않는 님을 원망하게 하리
부안기생 <계생>
이것은 봄이 감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임을 그리워한 탓이네
티끌 같은 세상 괴로움도 많아
외로운 목숨 죽고만 싶네
금 원
시냇가의 실버들 유록색 가지
봄시름 못이겨 휘늘어 지고
꾀꼴이 꾀꼴꾀꼴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것은
이별의 슬픔을 이기지 못함인가
능 운
임 가실때 달 뜨면 오마시더니
달은 떠도 그 임은 왜 안 오실까
생각하니 아마도 임 계신 곳은
산이 높아 뜨는 달 늦은가 보다
취 선
가을 하늘은 물 이런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
지다 남은 잎새에 서리가 쌓일 때
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
병풍의 원앙새가 부려웁구나
혜 정< 여승 >
금강산 늦 가을 내리는 비에
나무 잎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 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죽 서
곷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
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한 많은 이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
해마다 임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
< 어느 소실의 글 >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음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 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뻗어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문어 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마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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