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딸에게 임자가 생겼다네

2017. 9. 15. 21:22내야기

어제 막내 딸에게 사귀기로 한 남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마누에게 들었다.

아니 벌써 나이가 그렇게 되었나 몇 살이지?

아니! 죽고 못사는 막내딸 나이도 몰라요.

히~~그러게.....

서른살 이자나요.

마누에게 답을 듣고 돌이켜보니 막내딸 나이가 벌써 마누가 막내딸을 낳았던 나이가 되어 있다.

 

출근할 때 잠 깰까봐 조용히 나가는 내 뒤통수에 대고 잠결에 아부부 일할때 조심하고 잘다녀 와여 하며. 애교넘치는 애띤소리

사하고. 퇴근할 때나 외출했다가 들어올 때는 아빠 좋아하는 주전버리를 잊지 않고 챙겨오는 막내딸이 임자가 생겼다고 한다.

 

차분한 성격에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막내딸의 마음을 빼앗은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보통롬은 아닌 듯 싶은 생각에 오늘

퇴근 하자마자 쇼파에 앉아 있는 막내 딸 옆에 슬쩍 앉으며. 막내딸! 임자 생겼다면서? 웃으며 물었더니 눈치 보면서 히~히~응

아빠. 하며 당당하게 대답을 한다.

 

우리 복덩어리 마음을 빼앗은 녀석이 어떤 롬인지 이 아빠가 신상을 털어볼 거니까 대답해야 되?

왜~용.

아빠가 독차지하고 있던 복덩어리 마음을 빼앗아간 녀석이니까 당연히 알아 볼 권리가 있지.

안그려?

알았어용^^

 

나이가 몇살여 / 서른다섯살이요

키는 몇이냐 / 186이래요

성과이름이 뭐여 / S00

성품과 목소리는 어떠냐 / 차분하고 조용해요

어느 학교 나왔어 / 00대

직장이 어디 무슨 부서여 / S 000.

명함 내놔바 / 여기.

어떻게 만났어 / 대학친구가 직장동료를 소개팅.(믿을 수 있는 친구)

언제부터 만났어 / 1년됐어요

형제는 몇이야 / 남매래요

흠. 적네 형제가 많아야 오지랍이 넓은건데....

집은 어디고 부모와 함께 사냐 / 00동인데 함께 산데요.

사진 있으면 내놔 바 / 여기(스마트폰)

옆에있던 마누가. 직접봐야 알겠지만 얘 말하는 것 보닝게 괜찮겠다고 한다.

내 맘에도 괜찮다 싶지만 일단은 일침은 놔야 할것 같기에

이제 네인생 네가 책임지고 살아갈 조건과 나이가 되었고. 

엄마 아빠는 너 스스로 알아서 잘 처신하리라 믿고 왈가왈부 안 할 거니까 / 잘 사귀어 봐.

그리고 결혼상대자 아니면 집 근처 절대 접근 금지야 / 알았어용^^

 

ㅎㅎ... 이녀석. 아빠 물음에 너무나 당당하게 꼬박꼬박 답변하고 응해주는거시 좋긴 좋은 롬인가 보다.

예상컨데 이녀석 스타일대로 라면 1년동안 탐색해 보고 사귀기로 결정한 것 같다.

 

정보취득 끝나고. 태어나 처음으로 남친 있다고 당당하게 공개하는 막내딸에게. 

네가 한 남자의 여인이 되려면 갖춰야 할 덕목들이 많은데. 그중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살다가 어려움이 닥치면 슬기로운

지혜로 행복을 지켜내는 사랑의 마술사가 될 줄 알아야 하능 거여. 하며 인생이야기를 한참을 하는데 다소곳이 앉아 진

하게 새겨듣는 모습이 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마냥 어리광만 부리던 막내딸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구

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야기가 끝나고 잠자리에 누워 눈을감고 있는데. 희미한 기억속에 쌓여있는 추억들이 허한 마음속을 휘저으며 밤잠을

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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